페이스북에서 이승우 선생님이 작성하신 추천서와 관련된 글을 보고 문득 몇 일 전 학생과의 에피소드가 떠올라 몇 자 적어보고자 한다.
낯선 번호가 뜨면서, 나의 휴대폰은 헤드뱅잉과 함께 Rock 뮤직머신으로 변신해 있었다.
나한테 전화를 건 사람은 내 수업을 듣는 학생인데, 여태 한번도 수업에 참석하지 않은 학생이였다. 그는 취업을 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내 수업 참석이 어렵다며 선처를 부탁했다.
나는 문득 불과 몇 년 전의 기억이 떠올랐다. 나는 피식 웃음이 나왔다.
꽤 오랜시간 그와 통화했는데, 거두절미하고 결론은 그가 다음 주부터 내 수업에 참석한다는 것이다. 그는 일반적인 통념상 나에게도 선처를 구하고 사회인으로서의 역할과 모습만을 선택하려고 했지만, 나는 그의 부탁을 받아주지 않았다.
간혹 어떤 영역에서만큼은 많은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사회적 원칙과 규범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학교에서만큼은 원칙과 규범과 신뢰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내가 학생일 때, 그것을 가르쳐 준 선생님처럼 말이다. 나 역시도 처음에는 그 선생님이 원망스럽고 학교 생활이 무척이나 힘들었는데.. 그 덕분에 내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고 원칙과 규범이 중요하고, 그것을 지키는 것이 나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소신을 가질 수 있었다.
나는 내가 느꼈던 원망과 고통을 똑같이 해당 학생에게 전달해주려고 한다.
부정적인 원인과 결과를 전달해주는 것이 아닌,
원칙과 규범의 소중함을, 어렵지만 그것을 지키는 것이 결국 이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고 우리 후손을 위한 길이라는 작은 깨달음을 전달해주고자 하는 것이다. 나의 선생님이 나를 위해 그러셨던 것처럼 말이다. 나는 나의 선생님에 비하면 아직 한참이나 모자란 사람이지만, 내 선생님들이 그러했던 것 절반만이라도 흉내내보려고 부단히 발버둥을 치고 있다.
철도 안 든 무지막깽이 같은 놈이 선생님 뒷꽁무니 쫓아 가기가 쉽지가 않네. 힘들다. ㅎㅎ
그래. 그 친구도 나의 냉정함을 원망하고 있을지도 모르지. 그러나, 그것이 공정한 사회의 밑거름이라는 것을 깨우쳤기를 바란다. 부디, 그가 사회의 좋은 기둥과 거름이 되길 희망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