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이제 대학에서 강의를 시작한지 두 번째 학기가 시작된다.
글쎄, 매 순간 참 어렵구나. 교육이란 것과 참 어울리지 않을 법한 산적같은 녀석이 대학 강단에 서서 앞날이 창창하고 파릇파릇한 친구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 한다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하고 어색하다.
이영달 교수님의 말씀처럼, 내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학생들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닌데, 그것은 고민하면 할 수록 어려운 일이며 그 무게가 더해짐을 느낀다. 그러면서도 참 어려운 것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몸에 배어있는 그 천박함이라는 것이다. 나 같은 돌상놈이 아무리 글을 봐도 알 수가 있어야지. ㅎㅎ 글을 봐도 어렵고, 글을 쓰는 것은 더 어렵구나.
그저 진흙더미에서 뒹구는 것이 나에겐 딱 맞는데, 마치 진정한 교육자인냥 고고한 척 깨끗한 척 있는 척 아는 척하는 것은 참 버거운 흉내이다. 그래도 내게 잘 맞지도 않는 탈을 쓰고 노력하고 있는 이유는 하나다. 내게 이 일을 맡긴 분들의 생각을 알고, 더 잘 알기 위해서다. 그리고 이루어보고 싶다.
그리고, 욕심이 생긴다. 깔끔하게 면도를 하고 이제 그만 도적질은 청산하고 산에서 내려와, 깨끗한 분필을 잡고 그것을 해내고야 말겠다고 말이다. 그 존재 자체가 되는 것은 어렵겠지만, 최소한 노력은 해봐야할 것이다. 수많은 훌륭한 분들을 감히 발 끝까지 쫒아갈 수는 없겠지만 제 아무리 뱁새라서 다리가 찢어질 지언정 종종걸음으로 따라가봐야겠다.
무엇이든 끝까지 가본 사람은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지 않는가!
나는 사실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순수한 욕구가 더 크다.
내가 보여주거나 말하거나 가르쳐 줄 수는 없어도, 그들이 보고 듣고 배우도록 직접 움직이게끔은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것이 무엇인지 끝까지 고민해보고 지켜보자. 그것이 무엇인지 말이다.